언론 070221 월간말푸른학교 10년차 교사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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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조회 568회 작성일 19-05-08 19:17본문
070221 월간말푸른학교 10년차 교사 정지영
“푸른학교는 봄 햇살이고 희망이며 네비게이션이죠”
<월간말>[권두릴레이]푸른학교 10년차 교사 정지영
박경철 기자
“푸른학교는 봄 햇살이고 희망이며 언제나 켜져 있는 네비게이션이죠. 저한테도, 아이들한테도 그리고 부모님에게도 그런 곳이에요.”
△정지영 푸른학교 교사 ⓒ월간말 정택용 기자
푸른학교 10년차 교사 정지영 선생님. 푸른학교가 어떤 곳인지를 묻는 설문에서 나온 답변을 소개하며 그의 얼굴에 자연스레 미소가 스며든다. 물론 잠시잠깐의 ‘외도(?)’가 있긴 했지만 그는 경기도 성남에 푸른학교가 처음 생긴 1998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질긴 인연의 끈을 억세게 잡아왔다. 단지 아이들이 좋아서, 아이들을 사랑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서만은 아니었다. ‘푸른학교‘가 ‘푸른학교’였기 때문이었다.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사회적 위기를 극복하고자 성남지역노동자회와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실업극복 국민운동본부를 설립하고 설문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경제적으로 힘든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일을 하고 싶어도 아이들을 맡길 때가 없고, 배회하는 것이 걱정이라 마음을 놓고 일을 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 이후 성남에서 건설일용직노동자가 많이 거주하는 달동네로 알려진 상대원동에서 푸른학교는 그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가난과 빈곤이라는 문제가 사회구조적 문제잖아요. 그럼에도 그 최대 피해자가 바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거든요. 피해자이면서 또 도움이 필요한 것이죠. 가난이 대물림되는 세상에서 앞으로 아이들이 세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푸른학교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그는 아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었고, 웃을 수 있는 일 보다는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 아픈 기억이 더욱 선명하게 남았다고 한다.
“부모가 바쁘거나 이혼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도 있었죠. 섬세한 보살핌이 필요한 시절을 힘들게 겪다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학교도 그만두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고 삶에서 가까이 못했던 것. 그런 것들이 가슴에 남죠. 기특하게도 힘들고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찾아와 ‘선생님 저 치킨배달해요. 설비일 배우러 다녀요’라며 찾아오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런 모습이 희망 아니겠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 푸른학교는 전국 27개 지역에서 600여명의 아이들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성과를 내고 보고를 해서 예산을 타 내거나 아이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보는 곳과는 틀립니다. 급식을 제공하고 보호를 하는 기관이 아니라 친구들과 선생님과 부대끼며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배우는 놀이터. 개인주의와 가족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공동체 정신과 따듯함을 배우는 곳. 철학과 가치관이 있는 방과후 학교, 바로 그 곳이 푸른학교죠.”
<민중의소리>에서 <월간 말>을 접하며 보통사람의 일상에 가까워지려는 모습에 구독을 고민중이라는 그는 푸른학교 같은 곳이 있는 한 희망이 있다는 것을 믿고 함께 갔으면 좋겠다며 마지막 말을 이었다.
“푸른학교는 앞으로 아이들이 더욱 세상의 주인으로 설 수 있도록 총체적 교육을 할 수 있는 대안학교 형식의 정규학교 설립도 고민하고 있어요. 나눔과 공동체 정신 등 철학과 가치관이 세상을 조금 더 나아지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2007년02월21일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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