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은행1동 다함께돌봄 최순미돌봄선생님 글쓰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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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은행1동다함께돌봄센터 조회 267회 작성일 23-07-20 12:18본문
제목 :오이는 처음이지?
5월 초 아이들과 텃밭 활동으로 토마토, 가지, 오이, 고추, 당근, 땅콩, 상추 등을 심었습니다. 수확 만족도가 높은 식물들만 골라 모종을 사서 심고, 무더위에 힘들었지만 아이들은 매일 잊지 않고 물을 주며 좋아했습니다. 우리는 하루하루 무럭무럭 자라는 걸 지켜보며 나날이 흐믓했습니다.
얼마 후 무당벌레가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이상하다 가지를 좋아하는 놈이라 가지 먹으로 왔나”하고 가지 주변을 보니 여기저기 무당 애벌레가 보입니다. 무당벌레에 눈이 팔려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있다는 걸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날이 무더워져 가면서 가지에 무당벌레와 공생관계인 진딧물이 생긴 겁니다. 진딧물은 숫자를 늘려가며 모든 채소로 번질 우려가 있어 진딧물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아이들을 모아 진딧물을 관찰하고, 마요네즈를 물에 희석해 두 차례 뿌려주니 몇 일만에 진딧물이 싹 사라졌습니다. “와 우리가 물리쳤다.”
매일 채소들이 자라는 과정을 관찰하는데 무당벌레, 나비, 벌, 사마귀, 개미 등 다양한 곤충들이 나타나니 아이들이 텃밭에 관심이 높아지고 서로 곤충을 관찰하거나 잡겠다고 아우성입니다.
꼭 통에 담아서 키우고 싶다며 다투곤 해서 “생명은 존귀한거야” 단호하게 말하고, 뒤돌아서며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합니다. 곤충을 잡아 찢어서 소꿉놀이를하며 논 터라 내심 그렇게 말하는 나 자신에게 웃음이 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오이를 관찰하는데 새까맣게 진딧물이 또 생긴 겁니다. “와 심각하네, 오늘 끝장을 보자” 급하게 마요네즈 희석한 것을 뿌려주고 다급하게 오이 한 개에 붙어있는 진딧물을 하나하나 손으로 잡았습니다. 생각보다 단단히 붙어있었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관찰하던 아이가 다가와 “선생님 뭐 하세요?” 합니다. “야! 진딧물이 엄청나다 아동은 오이를 가까이에서 유심히 관찰하더니 “선생님 이건 오이 가시에요. 움직이지 안찮아요.” 저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아동의 시력이 더 좋은 걸 알기에 헨드폰을 가져다 사진을 찍고 확대해 보았습니다. “어머나” 진딧물이 아니라 오이의 가시었습니다. 그제야 저는 오이 하나를 아작 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가시를 없앤 오이는 누렇게 떠서 죽었어요 “오이야 미안해” 아동의 관찰력이 아니었으면 저는 매일 땡볕에 서서 오이 가시를 따고 있었을꺼예요.
이런 시행착오를 거쳐 난생처음 오이를 키우는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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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1동다함께돌봄센터님의 댓글
은행1동다함께돌봄센터 작성일글이 너무 재밌네요